20~21학번 학생들은 코로나19의 큰 피해자 중 하나다. 드디어 대학생이 된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봄날을 맞았으나 좀처럼 진정되지 않는 감염병 사태 탓에 로망과는 거리가 먼 일상을 보내야 했다. 지난해 입학한 원현진 학생(에너지공 학과 21) 역시 2학기가 되어서야 기숙사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어려움을 뚫고, 기대와 함께 시작한 독립생활. 하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홀로 챙겨야 하는 일상은 TV로만 보던 ‘나 혼자 산다’와 완전히 달랐다. 친구,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자연스럽게 1인 가구의 어려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주변의 많은 학생이 동일한 어려움을 공유하고 있었다. 필요한 것을 어디서 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교류의 장이 줄어들어 학교 정보나 지역 정보를 구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기 때문이다.
결국 온라인으로 눈을 돌린 원현진 학생은 커뮤니티에서 성동구에 대한 정보를 찾기 시작했고, 어느새 마을공동체 활동에까지 발을 담그게 됐다. 이렇게 결성된 것이 ‘동네두바퀴’팀이다. 현재 원현진 학생을 포함해 한양대생 5명과 지역주민 3명이 활동하고 있다. 초기 멤버는 6명이었으나 현재는 한양대생 2명이 더 합류한 상태다.
“원래 ‘동네한바퀴’라고 지었는데 동일한 이름으로 등록된 서비스가 있어 한 바퀴를 더 돌기로 했습니다. 함께 성동구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기로 했죠.”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심한 끝에 탄생한 아이디어가 지역민들만 알 수 있는 생활밀착형 정보를 공유하는 ‘하이퍼로컬(동네 생활권) 지도 앱 서비스’였다. 지도 앱에 쓰레기 분리수거 장소나 학교로 가는 지름길 등을 표시해 주면 갓 입학한 새내기들도 한결 편하게 대학 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동네두바퀴팀은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데만 그치지 않고 주민들에게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다. 애초에 창업을 위해 모인 팀은 아니었지만,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일념 하나로 뭉쳐 지난해 9월부터 관련된 공모전에 모조리 참가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전문가의 조언과 사업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 ‘2021 스마트 캠퍼스챌린지 아이디어 공모전’은 동네두바퀴팀이 세 번째로 참가한 공모전이었다. 취지 자체가 ICT를 접목해 사회·복지·안전 등 시민체감형 도시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실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니, 동네두바퀴팀이 진정 바라던 공모전이었다. 그렇다고 1위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최우수상인 국토교통부장관상을 받은 것은 뜻밖이었다.
“워낙 쟁쟁한 팀이 많아서 최우수상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다만 시험도 포기하고 참가한 대회라 장려상 정도는 기대했죠. 2위까지도 호명이 안 돼서 낙담하고 돌아갈 준비를 하던 참이었는데 1위를 하다니 믿기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