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복사냉각 메타물질은 실리카 에어로겔(aerogel) 마이크로 입자와 광조절 소재를 유연한 탄소중합체(elastomer)와 복합화해 만들었다. 이 중 실리카 에어로겔이 복사냉각 성능을 지니고 있는데 하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실리카 에어로겔 사이의 공극에 광조절 소재를 채워 넣어 투명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사실 메타물질의 색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우연의 산물이었다.
“어느 날 새로 개발한 복합소재를 촬영하기 위해 오일에 담갔더니 투명해져 보이지 않더군요. 그 원리가 궁금했습니다. 또 이를 응용하면 투명 메타물질을 개발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러나 소재가 투명해지는 원리를 찾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다. 다양한 소재들을 조합해 실험을 거듭해야 했던 것. 원리를 밝힌 후에도 실제 공정에서 더욱 용이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공정기술까지 개발하다 보니 2년이 훌쩍 넘는 연구 기간이 소요됐다. 그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페인트처럼 바르거나 코팅지처럼 붙여 활용도를 높이게 된 것이다.
“저는 소재 개발자라기보다는 신소재를 이용해 제품의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성능 좋은 신소재가 성공적으로 제품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과 소재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것 모두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기계공학이라 하면 전통적인 기계장치를 개발하는 학문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기계공학은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주는 학문으로도 볼 수 있다. 우수한 특성을 지닌 신소재도 기계장치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신소재를 원하는 대로 가공할 수 있는 공정기술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김동립 교수는 기계공학은 시스템공학이라고 강조한다.
“저는 기계공학을 요리에 비유합니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를 구해도 요리를 못하면 맛없는 음식이 되죠. 최근 사회는 전통적인 기계장치의 한계를 뛰어넘어 환경, 위생, 안전 등의 착한 기능이 접목된 착한 기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기능성 소재를 제품으로 연결할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하고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