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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한 스무 살의 하루를 상상해 보자. 낯선 캠퍼스, 낯선 얼굴들, 고등학교와는 전혀 다른 수업 방식. 누군가는 그 혼란 속에서 빠르게 길을 찾지만, 적지 않은 학생은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낸다. 한양대 교육혁신처 AI융합교수학습팀은 이 지점에 주목해 답을 찾았다. 1학년의 경험은 학업 지속, 학업 성취, 학생 참여 등 대학 생활 전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중요한 대학 첫 1년의 설계가 대부분 학생 개인의 몫으로 주어진다는 점이다. HY-FYE를 기획하고 이끌어 온 이종호 교수는 신입생 적응을 학생 개인의 역량 문제로 바라보지 않았다.
“신입생이 대학에 적응하지 못하는 건 그 학생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대학이 충분한 지원 환경과 성장 경험을 마련해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학의 첫 1년은 학업 방식의 변화, 진로 탐색, 관계 형성, 공동체 소속감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이 복잡한 전환기를 학생 혼자 헤쳐나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수영을 가르치지 않고 물에 밀어 넣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프로그램을 함께 설계한 AI융합교수학습팀 오현숙 교수는 여기에 AI 시대의 맥락을 담았다.
“생성형 AI가 일상이 된 지금, 대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보를 얼마나 많이 아느냐가 아닙니다.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자기 삶과 진로를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설계하는 힘입니다. HY-FYE는 그 힘을 신입생 단계부터 키워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한양대의 교육혁신이 실제 학생의 성장 안에서 실현되는 지점입니다.”
기존 신입생 프로그램의 한계는 명확했다. 학기 초 오리엔테이션 몇 시간, 중간중간 열리는 단발성 특강 몇 개. 연결성도 맥락도 없으니 당연히 학생 성장으로도 이어지지 못했다. HY-FYE는 이 구조를 근본부터 바꿨다. ‘자기 이해 → 관계 형성 → 학습 전략 → 진로 탐색 → 성찰’의 다섯 단계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연간 성장 흐름을 설계하고, 각 단계의 경험이 다음 단계의 참여로 연결되도록 했다.
2025학년도 운영 결과는 HY-FYE의 유효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프로그램 완주율이 82.5%를 기록했는데, 이것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의 필요성과 가치를 체감했다는 강력한 증거다. GPA 수치 역시 인상적이다. 참여 학생들의 평균 학점은 전체 학년 평균보다 0.876점 높았다.
2024학년도에 파일럿으로 시작해 매년 규모를 확대해 온 HY-FYE는 현재까지 100여 명의 신입생과 함께했다. 연간 구조, 완주율, 만족도, GPA 지표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다. 2026학년도부터는 만족도 중심 평가를 넘어, 근거 기반 프로그램으로 고도화를 추진한다.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S-한양핵심역량 검사를 프로그램 시작과 종료 시점에 각각 실시해 역량 변화를 수치로 비교한다. 둘째, 대학 보유 4종 진단 도구를 전후로 실시해 학습 특성, 동기 수준, 성격 특성의 변화를 개별 학생 맞춤 지도에 직접 반영한다. 즉, ‘좋았다’를 넘어 ‘달라졌다’를 측정하는 것이 2026년 HY-FYE가 스스로에게 부여한 과제다.
HY-FYE는 한양대가 추진 중인 교육혁신 전략 HYQ(Hanyang Question-based Learning)와도 맞닿아 있다. HYQ가 지향하는 핵심—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고, 문제를 설정하는 힘—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신입생 단계에서 자기 이해와 탐구의 토대를 갖추지 않으면, 이후 어떤 교육혁신도 학생의 삶과 연결되기 어렵다. HY-FYE는 그 토대를 만드는 프로그램이자, 한양대 교육혁신 생태계의 핵심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