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 Special
Issues & Trend
HY Insight
#Zest 2

‘AI-dea’가
캠퍼스를 이롭게 하리라

제1회 Hanyang AI-dea Challenge 수상자들

  • 글. 박영임
  • 사진. 이현구
지난 4월 한양대 AI위원회와 창업지원단이 주최한 ‘제1회 Hanyang AI-dea Challenge’의 시상식이 열렸다. 대상을 받은 ‘랩실은내가지킨닷’ 팀의 채동민 학생(자원환경공학과 22)과 최우수상을 받은 ‘PaperOps’ 팀의 이재만(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1)·박현준(실내건축디자인학과 22)·박유빈(정보시스템학과 22) 학생을 만나 대학 생활에 혁신을 가져다줄 아이디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들었다.

연구원의 안전, AI 시스템으로 지킨다

올해 처음 열린 ‘Hanyang AI-dea Challenge’는 AI를 활용해 교육·연구 활동을 혁신하고 대학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아이디어 및 서비스 데모를 발굴하기 위해 개최된 대회다. 이번 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랩실은내가지킨닷’ 팀은 폐시약의 안전한 폐기 처리를 도와주는 ‘한양랩가디언’을 개발했다. 그리고 최우수상을 받은 ‘PaperOps’ 팀은 논문 투고 규정에 맞게 자동으로 포맷팅 작업을 해주는 MS워드 플러그인을 선보였다. 두 팀 모두 실험과 논문 작업이 일상인 대학생들의 실생활에서 우러나온 문제해결형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채동민 학생은 아이디어의 영감은 사소하지만 집요한 관찰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실험실의 시약을 버리는 폐기통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학생들을 자주 목격하곤 했습니다. 화학용매 종류에 따라 폐시약을 분류해 버리지 않으면 화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 산성 폐액을 이 통에 버려도 되나?’ 하고 헷갈리는 거죠. 지식과 기억의 한계뿐 아니라 장시간 실험을 하다 보면 피로감이 쌓여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두꺼운 규정집을 찾아 펼쳐볼 수도 없는 일. 이때 누군가 정확한 안내를 해준다면 안심하고 폐시약을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한양랩가디언’이라는 애플리케이션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다. 실험 후 남은 폐액을 버리기 전에 스마트폰으로 시약 라벨을 스캔하면 AI가 복잡한 영문 화학명이나 성분을 빠르게 인식한다. 이어서 폐액통의 QR코드를 읽히면 두 물질 간의 혼합 위험성을 분석해 단 3초 만에 ‘안전(OK)’ 혹은 ‘위험(STOP)’이라는 문구를 화면에 띄워준다. 이와 동시에 음성 안내까지 해줘 혹시나 있을 연구원의 실수를 미연에 방지한다. 채동민 학생은 지난해 학내에서 발생한 황산 폭발 사고가 큰 충격으로 기억에 남았다고 밝혔다.

“사고를 당한 학생들도 규정을 몰랐던 게 아니었습니다. 현장의 진짜 문제는 지식이 아니라 환경에 있어요. ‘위험한 판단을 왜 개인의 기억에만 의존해야 할까’라는 의문이 생겼죠. 실시간으로 연구원을 지켜주는 능동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을 실제 구현하고 싶어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교육·연구 활동을 혁신하고 대학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 만드는 아이디어와 서비스 데모를 발굴하고자 한양대 AI위원회와 창업지원단이 ‘제1회 Hanyang AI-dea Challenge’를 개최했다.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마세요. 작은 실행력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

랩실은내가지킨닷

한양랩가디언

대상을 받은 ‘랩실은내가지킨닷’ 팀은 폐시약의 안전한 폐기 처리를 도와주는 ‘한양랩가디언’을 개발했다. 시약 라벨을 스캔해 핵심 안전 정보를 자동으로 요약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채동민 학생(자원환경공학과 22)

PaperOps

MS워드 플러그인

최우수상을 받은 ‘PaperOps’ 팀은 논문 투고 규정에 맞게 자동으로 포맷팅 작업을 해주는 MS워드 플러그인을 선보였다. 기존에 약 52시간이 소요되던 과정을 단 3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이재만 학생(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1)
박현준 학생(실내건축디자인학과 22)
박유빈 학생(정보시스템학과 22)

3분이면 저널 규정에 맞게 수정

박현준 학생은 지난 학기 ‘디자인연구’라는 강의를 통해 논문 작성법을 배웠다. 수업은 논문계획서를 작성하는 것까지였지만, 수업 과정에서 논문을 완성해 학회에 투고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한국디자인학회에 투고하려고 하다가 이내 한국실내건축학회 투고로 변경했는데, 두 학회 저널 간 논문 포맷이 달라 인용 표기 등을 모두 수정해야 했다.

“저널별로 글자 크기, 제목 형식, 표와 그림의 위치, 참고문헌 및 인용 표기 등 규정이 다르기에 연구자는 이를 일일이 확인해 수정해야 합니다. 규정에 따르지 않으면 논문이 거절되기도 하니까요. 수정 작업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단순한 반복 작업이라 시간이 많이 들고 연구자의 집중력도 떨어뜨리죠. 한 연구에 따르면 한 편의 논문을 포맷팅하는 데 1인당 연간 52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더군요.”

논문 포맷팅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박유빈 학생이 Hanyang AI-dea Challenge에 함께 도전할 것을 제안했다. PaperOps 팀은 그렇게 결성됐다. 사실 박현준 학생과 박유빈 학생, 그리고 이재만 학생은 지난해 1년간 수강한 ‘카카오임팩트 포 캠퍼스’ 수업에서 함께 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이 있다. 당시 전동 휠체어 같은 전동 보장구의 수리 이력 통합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사회가치상을 수상했다. PaperOps 팀은 이미 확인된 팀워크를 믿고 빠르게 아이디어를 구체화했다.

박유빈 학생은 “팀원들과 논의하며 MS워드 환경 안에서 저널별 규정을 자동으로 확인하고 포맷을 맞춰주는 도구를 만든다면 이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술적으로도 MS워드 API와 AI 기반 문서 분석을 결합하면 충분히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재만 학생은 “MS워드 내부 패널에서 투고하고자 하는 저널을 선택한 뒤 버튼을 누르면, 해당 저널의 규정과 문서의 현재 상태를 비교해 맞지 않는 포맷을 찾아내 수정 방향을 제안하거나 자동으로 교정해 주는 AI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Hanyang AI-dea Challenge’에서는 교육·연구·행정 현장의 문제를 AI 기술로 해결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며 대학 현장의 혁신 가능성을 보여줬다.

세상에 당연한 불편함은 없다

Hanyang AI-dea Challenge에 선발된 팀에게는 ‘서비스 기획 해커톤’과 ‘서비스 고도화 해커톤’의 기회가 제공된다. 서비스 기획 해커톤을 통해 서비스 출시 전에 ‘페이크 도어 테스트’로 시장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채동민 학생은 난생처음 SNS 홍보 영상을 직접 만들었다.

“평소 영상 제작이나 편집과는 담을 쌓고 살았는데, 최신 릴스 트렌드와 영상 편집 툴을 독학해 인스타그램 릴스와 유튜브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기획, 편집뿐 아니라 연기도 직접 했죠. 그런데 제가 만든 홍보 영상이 수천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해 놀랐습니다. 영상을 보고 유입된 분들의 설문 응답률이 무려 45.4%에 달해 현장에서 간절히 필요로 하는 솔루션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한양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발굴된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대학 생활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대상을 받은 한양랩가디언은 교내 10개 연구실에 시범 도입해 고도화할 계획이다. 창업까지 염두하고 있는 채동민 학생은 국내 모든 대학과 연구소의 필수 안전 표준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게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PaperOps 팀이 개발한 논문 포맷팅 자동화 MS워드 플로그인도 현재는 프로토타입이지만 더 많은 저널 규정을 수집하고 문서 구조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 실제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발전시킬 계획이다. 다만, 상용화를 위해서는 특허 등록을 해야 하는데 학부생을 위한 교내 특허 지원책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아쉽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수상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AI 기술을 활용해 일상에서 겪는 불편함을 해소할 것을 권했다.

“불편함을 당연하게 여기지 마세요. 거창한 기술이 아니더라도 내 주변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하는 그 작은 실행력이 모이면 누군가의 일상을,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저하지 말고,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세상 밖으로 꺼내보세요.”

(왼쪽부터) 박현준, 박유빈, 이재만, 채동민 학생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제1회 Hanyang AI-dea Challenge’에서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