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roll Down
봄·가을 응원제를 주관하고 입학식과 운동부 경기, 동문 홈커밍데이 등 학교의 크고 작은 행사 때마다 참석해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주는 이들. 한양대 공식 응원단 루터스는 역동적인 퍼포먼스와 힘찬 외침으로 어느새 한양의 열정을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루터스의 탄생은 한양대 체육부 탄생과 궤를 같이한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이 자양분이 됐다. 1957년 야구부 창단을 시작으로 운동부가 잇따라 생기며 자발적인 응원 문화가 싹튼 것이다.
“1960년대에도 총학생회 체육부 산하에 응원부가 조직돼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압니다. 그러다 1976년에 드디어 루터스라는 정식 명칭을 달고 한양대 응원단이 공식 출범했죠. 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응원단이 5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이 감격스럽고 마음 벅찹니다.”
제23기 응원단장이자 현재 루터스 동문회의 회장을 맡은 이항 동문은 2025년이 절대 잊히지 않을 것 같다며, 루터스 소속 구성원 모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항 동문은 루터스 활동으로 인생이 바뀌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의미 있는 대학 생활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하던 차에 입학식에서 본 루터스의 모습에 매료됐다. 그렇게 용기 내 동참한 루터스에서 내성적이던 성격은 어느새 도전적으로 변모했다. 타 대학 응원단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과 교류하며 사회에서도 이어질 좋은 인연까지 쌓았다.
“IT 분야 세일즈로 경력을 쌓았고 현재 한국오라클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루터스를 통해 바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인드가 사회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됐어요. 루터스에 들어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무엇보다 졸업 후 20년이 지난 지금도 반갑게 맞아줄 후배들이 있고, 모교에서 젊은 에너지를 만끽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이항 동문처럼 입학식에서 루터스를 처음 만나 깊은 인연을 맺게 된 박건웅 학생. 그는 제48대 응원단장으로서 2025년 루터스 활동을 이끌었다.
“대학에 와서 하고 싶은 활동이 정말 많았어요. 그런데 1학년 때만 지원할 수 있다는 특수성과 가벼운 인간관계를 뛰어넘는, 끈끈한 선후배 사이를 만든다는 말에 루터스를 택했습니다. 제가 단장을 맡은 해에 50주년을 맞아 큰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선배님들, 후배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컸어요. 올해의 루터스를 더 잘 이끌어야겠다는 각오도 되새겼죠.”
박건웅 학생은 긴 역사만큼이나 루터스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1학년은 준단원으로 응원단의 문화를 익히고, 2학년이 되면 정단원으로 승급한다. 그렇게 총 네 학기를 채운 3학년 단원들이 응원단 OB로 인정받으며 그중 2명이 응원단장단을 꾸리게 된다. 현재 루터스에는 17명의 현역 단원이 활동 중이다. 현역부장과 더불어 관리부, 기획부, 대외협력부, 홍보부, 훈련부의 5개 부서가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훈련 역시 체계적인 계획에 따라 이뤄진다.
“루터스의 훈련은 정기 훈련, 제전 훈련, 방학 중 훈련으로 나뉩니다. 정기 훈련은 매주 토요일 10시부터 3시까지 이뤄지고 제전 훈련은 응원제가 진행되는 5월과 9월, 조금 더 집중적으로 시행돼요. 방학 중 훈련은 7~8월과 1~2월 시기인데 6주간 평일 5일 내내 훈련에 매진합니다. 시험 기간이 속한 4, 6, 10, 12월에는 훈련이 없고요.”
박건웅 학생은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기에 자연히 끈끈한 사이가 될 수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끈끈함은 현역 멤버와 동문 사이에서도 유효하다. 내리사랑으로 유명한 루터스. 50주년을 맞은 응원단의 역사를 자축하기 위해 올해 홍보 책자와 영상을 제작하고 기념행사도 개최했는데, 이 과정에서 루터스 동문회의 활약이 돋보였다.
“현재 루터스 동문회에는 76학번 1기부터 2025년 2학년을 마친 49기까지, 약 300명이 소속돼 있습니다. 서로 힘을 모아 지난 역사와 여정을 살펴보며 루터스의 50주년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동안 몰랐던 사실도 많이 발견했는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한양대 최초의 응원가를 한양대 설립자인 김연준 박사가 작곡하고 박목월 시인이 작사했다는 사실입니다.”
이항 동문은 루터스의 자랑 중 하나가 응원가인데 태생부터 달랐다며 설명을 이었다. 루터스는 지난 2009년 개교 70주년을 맞아 디지털 싱글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대학마다 고유한 응원가가 있지만, 이것을 정식 음원으로 발매한 것은 루터스가 국내 최초다. 박건웅 학생은 응원가 덕분에 타 대학 응원단보다 루터스의 응원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응원은 보는 것과 참여하는 것으로 구분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쁘게 대형을 바꿔가며 멋진 동작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중을 하나로 모으고 단합하게 이끄는 것도 중요하죠. 루터스는 예전부터 이 두 가지 역량을 모두 갖추고 있었고, 그 중심에는 남다른 응원가가 존재합니다. 올해에는 그동안 잠시 사라졌었던 응원단 내 밴드가 부활하며 새로운 자체 제작 응원곡도 탄생했어요. 현재 관련 음원 발매를 준비 중입니다.”
지난 9월에 진행된 가을 응원제 ‘한양이 하나되어: 사랑’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50주년 기념으로 루터스 동문회 선배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는 힘든 상황에서도 열정의 무대가 펼쳐졌고, 보는 이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세대를 이어 내려오는 애교심과 열정은 루터스를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항 동문은 동문회를 더 활성화하고 동문 교류, 현역 지원, 기금/기부, 조직 강화, 동문 지원 등 다양한 사업으로 루터스의 미래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루터스 동문회는 아직 공식적으로 단체명을 등록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비영리단체로 등록하면서 동문 선후배와 현역 멤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후배들을 격려하고 지원하며 동문들이 자부심을 느낄 기회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싶어요. 응원단은 학교의 얼굴입니다. 응원단은 학우들을 하나로 만들고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매개체죠. 한양인들이 언제나 큰 함성과 박수로 루터스를 맞이하고, ‘라치오스 한대’를 잊지 않길 바랍니다.”
루터스 활동을 통해 한양대의 이념인 ‘사랑의 실천’을 가슴에 새기게 됐다는 박건웅 학생. 진정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지지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응원은 그 사랑하는 마음의 표현이다. 박건웅 학생은 한양의 구성원 모두에게 루터스의 마음이 오롯이 닿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가 학교를 사랑하는 만큼 학우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응원에 임하곤 했습니다. 한양대 응원단인 루터스는 언제고 곁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우리의 사랑을 받는 학우분들과 동문 선배님들도 자신의 꿈을 사랑하고 주변에 사랑을 전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