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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 많이 흘리는 여름철,
건강 관리의 기본은 탈수 예방

  • 글 의학과 이창화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 정리 편집실
  • 일러스트 박하영
물은 신체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몸속에서 독소를 제거하고 세포와 조직을 촉촉하게 유지하며 영양소를 운반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체온 조절을 위해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데, 이때 충분한 양의 수분을 제때 섭취하지 않으면 탈수 상태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한 여름을 위한 탈수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신체 수분량이 정상보다 줄어든 상태 ‘탈수’

탈수란 어떤 원인으로 우리 몸속의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정상적인 기능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말한다. 우리 몸은 60% 정도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여러 가지 이유로 섭취하는 수분의 양에 비해 몸 밖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이 많아지면 수분이 손실되면서 탈수가 생긴다. 생리학적으로 탈수는 체내에 수분이 부족한 상태이면서 그에 따른 대사 과정의 붕괴를 의미할 수 있다.

수분 손실이 많아지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흔한 원인으로는 심한 구토나 설사, 출혈, 화상, 심한 더위나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린 경우를 들 수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시지 못하는 상태에 처했거나 수분이 부족한데도 갈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노령층이나 신장 기능 이상으로 소변을 농축하는 능력이 감소한 경우 탈수에 취약할 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충분히 견디는 정도의 환경에서도 노인들은 심한 탈수가 생길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을 보충한다고 커피나 녹차와 같은 카페인이 많은 음료수를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이뇨 효과가 있어 최종적으로는 오히려 수분이 손실되고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뇨제 처방을 받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부적절하게 사용되면 심한 탈수로 힘들어질 수 있으니 유의하도록 하자.

탈수에 의한 증상은 심한 정도에 따라서 다양한 경과를 보일 수 있다. 가벼운 탈수의 경우, 갈증이 심해지거나 소변량이 감소하는 증상 외에 다른 증상은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소변색이 진해지고 피부의 탄력이 저하되고 피로, 두통, 허기,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탈수가 조금 더 심해지면 현기증이 날 수 있으며 집중력이 떨어진다. 혈압을 측정해 보면 저하된 경우가 많고, 땀이 감소하기도 하며 탈수가 생기기 전과 비교해 체중에도 의미 있을 정도의 감소가 관찰되기도 한다. 탈수가 매우 심하면 혼돈이나 섬망, 의식 변화, 기절이나 쇼크, 장기 손상 등이 생길 수 있고, 최종적으로는 사망에 이르게 될 위험도 있다. 의사표현이 어려운 소아나 노인의 경우에는 탈수가 생기더라도 이러한 증상을 호소하지 못하거나, 탈수로 인한 갈증이 있더라도 여러 가지 이유로 스스로 수분을 섭취할 수 없을 때가 있다. 따라서 보호자나 주위 사람들의 세심한 관찰과 주의가 필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로 여름철 탈수 예방하기

탈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평소의 병력을 확인하고 신체검진이나 혈액 및 소변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구토나 설사를 많이 했거나 다량의 땀을 흘리고도 물과 음식 섭취가 부족한 경우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또 당뇨병이나 신장병을 가진 사람이 평소 잘 관리하지 않다가 이상 증상이 생긴 경우에도 탈수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때는 평소보다 혈압이 낮은 경우가 흔하다. 혈액 검사에서 나트륨 수치가 증가하고 소변 검사에서 나트륨이 매우 적게 배출되는 것이 확인되면 탈수를 강력히 의심할 수 있다.

심한 탈수가 아니라면 물이나 이온 음료를 마시거나 수분이 포함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그러나 심한 탈수의 경우에는 급히 병원에 가서 정맥을 통해 충분한 수액을 공급해야 한다. 동시에 탈수가 생긴 원인에 대한 관리나 치료가 꼭 필요하다.

탈수는 치료하는 것보다는 예방이 더 유리하다. 탈수를 예방하는 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다. 탈수 위험이 높은 환경에 노출될 것이 예상되면 수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과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고, 평소에도 이런 식습관을 유지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무더운 날씨나 고온의 환경에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지 못한 채 과도한 운동으로 심하게 땀을 흘리면 건강한 사람들도 탈수가 생길 수 있으니, 운동 전과 후뿐 아니라 운동 중에도 충분한 물을 마시면서 자신의 능력에 맞게 운동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고온의 환경에서 운동하다가 두통이 생기고 어지럽거나 메스꺼운 증상 등이 생기면, 그 즉시 운동을 중단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탈수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신장이나 심장질환, 일부 간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에는 수분 섭취를 많이 하게 되면 말초 부종이나 폐부종, 복수 등이 심해질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해 세밀하게 관리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