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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경험과 실전 감각 갖춘
글로벌 인재를 키우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

직무 경험에 글로벌 감각을 더하다

한양대학교는 취업과 진로 결정을 앞둔 학생들이 기업이 원하는 실무 요소를 탐색할 수 있도록 전공과 현장을 연결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진로 선택을 위한 정보를 습득하고 자신의 능력을 개발하며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다. 서울캠퍼스는 하이웹(HY-WEP), ERICA캠퍼스는 이윌(E-WIL)이란 이름으로 현장실습 지원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현장실습은 실무에 필요한 자질을 배양한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높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진행하는 현장실습이라면 어떨까. 한양대는 학생들이 국내의 우수 기업으로 진출할 뿐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며 자신의 역량과 전공지식을 마음껏 펼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는 학점을 취득하면서, 자신의 전공과 연관된 직무를, 학교와 연계된 해외 기관에서 접한다는 게 특징이다. 현지 기업 문화와 직무 경험, 실전 영어를 접하며 글로벌 감각을 키울 수 있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는 3, 4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선별하고 있다. 회기마다 현장실습에 연계하는 기업과 직종, 분야의 폭이 넓어 다양한 전공에 기회의 문이 열린다. 학교의 현장실습지원센터가 우선으로 지원자 이력서를 검토하고 국문/영문 인터뷰를 시행해 지원자를 선별하며, J1비자 스폰서 에이전시에 학생을 추천하고 있다. 공인 영어성적 없이도 지원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 기본적인 영어 소통이 가능한지가 변별 요소로 작용한다.

국내 현장실습과 다른 점 체크해야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는 국내 현장실습과 다른 부분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지원은 해외 현지의 중개업체에 의해 진행된다. 두 개의 중개업체에서 모집 중인 기업을 볼 수 있는데, 최종 신청 시에는 한 개의 중개업체로만 신청해야 한다. 임금 요건도 차이가 있다. 국내 현장실습은 기업이 실습생에게 지급하는 급여가 최저임금의 75% 이상이면 되지만, 국외 현장실습은 해당 국가의 최저임금 수준을 준수하게 된다.

해외 기업에서는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학생을 선호한다. 따라서 실습 기간을 국내와 달리 1년 정도로 잡고 계획해야 하며, 학생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이 있으므로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 추가 비용은 중개업체 비용(J1 비자 수속, 보험 가입 대행 포함 등)과 항공료, 현지 숙식비 등이다. 만약 국외 현장실습 시 금전적인 부담이 있다면,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해외 취업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추가로 알아볼 수 있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는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단순한 해외 경험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앞당길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는 학점을 취득하면서, 자신의 전공과 연관된 직무를, 학교와 연계된 해외 기관에서 접한다는 게 특징이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 통해
더 넓은 세상으로!

생각 공유자 : LOTTE Chemical California, Inc. 심현아 동문(ERICA캠퍼스 경제학부 19)

3학년이 되어 인턴 실습을 준비하던 중,  해외에서 인턴 경험을 할 수 있는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를 알게 됐다. 처음엔 낯선 환경에서 일한다는 게 망설여졌지만,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며 실무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참여를 결심했다. 내가 참여한 국외 현장실습학기제의 기간은 2023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총 1년이었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를 신청하고 이력서를 제출하면,  학교의 현장실습지원센터에서 먼저 인터뷰를 진행하는데 영어 면접이 함께 이뤄진다. 이후 우리 학교와 연계된 IGE(International Global Exchange)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IGE 미국 본사 채용팀과 사전 인터뷰를 거쳤다. 현지의 다양한 기업과 매칭하기 위해 신청자의 언어 능력과 전공 분야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렇게 매칭된 회사가 마음에 들 경우 인터뷰를 진행하고, 합격 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며 비자 수속에 들어간다. 인턴십은 J-1 비자로 진행되기 때문에, 비자 신청에 필요한 기본 서류를 준비하고 대사관 인터뷰도 거쳐야 한다. 비자를 발급받은 후에는 합격한 회사에 최종 통보를 하고 출국 및 현지 생활을 준비하면 된다.

나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인턴십을 진행했는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보니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종종 발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언어 때문에 겪었던 일이다. 회사 업무로 호텔 예약 전화를 해야 했는데, 전화를 받은 상대가 멕시코 출신으로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고, 나 역시 당시에는 영어 실력이 부족해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았다. 결국 서로 구글 음성 번역기를 이용해 예약을 마무리했고, 통화를 마치며 서로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자는 약속을 나눴다. 캘리포니아는 ‘영어를 못해도 살 수 있는 곳’이라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언어와 억양이 존재한다. 실제로 여러 발음의 영어에 익숙한 사람이 많아, 영어가 서툴러도 대부분 관대하게 이해해 주는 분위기다.

국외 현장실습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한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새로운 일들을 직접 겪었다는 점이다. 단순히 직무 경험을 쌓는 것을 넘어,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국인 동료들과 함께하며 실질적인 협업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받고, 회의에 참여하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나의 가능성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또한 문화와 언어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다양한 국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교류하면서 자연스럽게 열린 사고방식과 타인에 대한 이해심을 키울 수 있었다. 회식 문화, 회의 방식, 의사소통 스타일 등 업무 전반에서 우리와는 다른 방식이 적용되었고, 이러한 차이를 받아들이고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훨씬 넓어졌다. 특히 내가 근무한 회사는 캘리포니아뿐 아니라 미시간, 앨라배마, 멕시코에도 법인을 두고 있어 각 지역 법인에서 출장 온 직원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지역, 국가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며 여러 문화를 접한 경험은 매우 인상 깊었다. 이는 한국에 있었다면 결코 할 수 없었을 일들이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를 통해 다양한 삶의 방식, 가치관,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덕분에 인턴십이 종료된 후에도 회사로부터 비자를 받아 계속 근무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매우 특별한 경험이자, 국외 현장실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미국의 행정 시스템이었다. 미국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필요했던 것은 SSN(Social Security Number)이었다.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개념으로, 직장 등록이나 은행 계좌 개설 등 미국에서의 기본 생활을 위해 필수적인 번호다. 서류 준비는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행정 절차의 느림과 비효율이었다. 예를 들어, 오전 10시에 예약을 하고 사무소에 갔는데도 오후 3시가 될 때까지 건물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려야 했고, 결국 오후 5시에야 접수를 할 수 있었다. 이후에도 SSN이 2주 안에 도착할 거라는 말을 들었지만, 3주가 지나도 오지 않아 문의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일주일만 더 기다려보세요”였다. 심지어 “왜 발급이 안 되었는지”에 관해 묻자 “우리도 모르겠다. 우리는 발송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일이 매우 흔하다. 행정기관에 문의해도 책임을 회피하거나,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안내 없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인턴십이나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머물 계획이라면, 이런 행정적 지연과 불편함에 대해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는 게 좋다.

국외 현장실습학기제를 통해서,  나는 실무 능력뿐 아니라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모든 과정이 나를 성장시키는 값진 경험이었다. 더 넓은 세상과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진심으로 이 프로그램을 추천하고 싶다.

2023년 8월부터 2024년 8월까지, 1년간 국외 현장실습학기제에 참여했던 심현아 동문은 인턴십을 진행한 회사에 취업해 글로벌 인재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