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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을 낮춰요!
나이와 상관없는 소음성 난청

  • 글 의학과 정재호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난청이 노인에게만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85㏈ 이상의 큰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달팽이관의 청각 세포가 망가져 어린 나이에도 소음성 난청이 나타날 수 있다. 난청 치료는 무엇보다 조기 발견이 관건이므로 높은음을 잘 듣지 못하거나 단어 분별력이 떨어진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소음성 난청의 원인과 증상, 치료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강한 소음에 오래 노출되면 ‘소음성 난청’ 위험

소음성 난청은 큰 소리 자극에 의해 생긴 청력 손상을 의미한다. 과거 소음성 난청은 공장의 기계작동, 광산, 건설업, 직업군인들의 사격 훈련 등 직업적 환경에서 강한 소음에 장기간 노출돼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개인용 음향기기가 많이 보급됨에 따라 비직업적인 소음성 난청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중 · 고등학생 2879명을 대상으로 순음청력검사와 어음청력검사를 시행한 결과 17.2%에서 소음성 난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음성 난청이 발생하는 기전은 과도하고 지속적인 자극에 의한 달팽이관 손상이다. 외부에서 큰 소음이 들어오면 귀에서 소리를 인지하는 센서 역할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에 물리적인 충격과 과도한 자극이 가해지고, 결과적으로 소리를 느끼는 감각세포 손상이 발생한다. 외부 소리에 의한 충격이 강하고 오래 가해질수록 달팽이관이 망가지면서 난청이 발생하게 된다.

소리의 크기는 데시벨(decibel, ㏈)이라는 단위로 표현한다. 일상대화는 50~60㏈, 지하철은 80㏈, 자동차 경적은 110㏈, 콘서트장은 120㏈ 정도로 측정된다. 일반적으로 75㏈ 이하의 소리는 난청을 유발하지 않는다. 일상대화가 불가능해지는 80㏈부터 우리 귀는 불쾌한 자극을 받게 된다. 85㏈ 이상의 소리는 청력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소음 작업’을 ‘1일 8시간 기준, 85㏈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여기서 5㏈이 증가할 때마다 허용 시간이 절반으로 감소하는 규칙이 적용된다. 즉 소음의 크기가 커질수록 노출 시간이 짧아야 한다. 또한 소음 노출 크기는 115㏈을 초과하면 안 되게끔 돼 있다.

소음성 난청을 치료할 방법은 있을까? 아쉽지만 아직 한 번 발생한 소음성 난청을 호전시키는 치료 방법은 나오지 않았다. 따라서 소음성 난청은 예방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결국 귀로 들어가는 소리의 크기와 노출 시간을 줄이는 것이 소음성 난청 예방의 핵심이다.

귀도 쉬어야 건강해진다

우리가 사용하는 개인형 음향기기인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이나 골전도 이어폰은 소음성 난청에 도움이 될까? 일반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우, 지하철이나 주변 소음이 시끄러운 환경일 때 이어폰에서 나오는 소리가 주변 소음에 의해 잘 들리지 않아, 이어폰의 음량을 주변 소음보다 더 키우게 된다. 국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을 사용하면 주변 소음을 줄여 이어폰 음량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소음성 난청 발생의 중요 인자 중 하나인 소리의 크기를 줄이게 되므로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골전도 이어폰의 경우, 골도로 전달된다는 차이만 있을 뿐 궁극적으로 달팽이관에 전달되는 소리의 강도는 차이가 없어 소음성 난청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귀는 과하게 많이 사용할수록 나빠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큰 소리를 오랜 시간 듣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거나 이명이나 귀가 먹먹한 증상 등이 나타난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청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소음성 난청 예방하는 방법

  • 소음의 원인과 소음이 예상되는 장소 알아두기
  • 소음이 예상되는 장소에서는 반드시 귀마개를 사용해 귀 보호하기(사격장 등)
  • 시끄러운 환경(버스, 지하철, PC방)에서의 과도한 이어폰, 헤드폰 사용 주의
  • 소음에 노출되었을 때는 조용한 장소에서 귀를 쉬게 하기
  • 항생제 등 일부 약물은 난청을 초래할 수 있으니 반드시 의사와 상의
  • 정기적으로 청력검사 및 진찰받기
  • 어린이, 청소년들의 경우 보호자들이 관심 기울이기

*출처: 대한청각학회 소음성 난청 예방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