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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해양레저관광 신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 글 관광학부 신학승 교수(‘2025 해양블루테크 미래리더 양성 프로젝트’ 해양레저관광 분야 연구책임자)
  • 정리 편집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2025 해양블루테크 미래리더 양성 프로젝트’에서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관광학과가 해양레저 분야 공동연구 개발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고부가가치 미래 신산업 발전에 한양대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우리가 왜 해양레저관광 신산업에 주목해야 하는지, 해양레저관광 분야의 가능성과 비전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대형 국책 R&D 사업에 참여하는 한양대

해양수산부가 주관하는 ‘2025 해양블루테크 미래리더 양성 프로젝트’는 친환경·첨단선박, 블루푸드·바이오, 해양레저관광, 해양공간·자원 등 4대 해양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산학연이 협력해 기술 개발과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는 대형 국책 R&D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총 5년으로, 약 5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 가운데 한양대에는 약 12억 원의 연구비가 배정된다.

이번 R&D 인재 양성 사업은 국립한국해양대학교가 주관 연구기관을 맡고 한양대를 비롯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중소조선연구원, 해랑기술정책연구소 등 주요 연구기관과 민간 업체가 공동으로 참여한다. 해양수산부가 해양레저관광 분야에 특화된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을 처음으로 본격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우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기존 해양자원 및 인프라 개발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관광과 레저를 핵심 영역으로 포함시켰다는 점은, 다가오는 해양레저관광 시대의 높은 성장 가능성과 산업적 기회를 반영하는 중요한 변화라 할 수 있다. 우리 대학의 참여는 그간 관광학부와 대학원이 축적해 온 높은 학문적 성과와 연구 역량을 입증하는 계기이기도 하다. 이번 사업을 통해 한양대는 해양레저 및 관광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인재를 체계적으로 양성하고, 기초이론 및 개념 정립은 물론 산업 현장에 적용 가능한 응용연구와 학제 간 융합연구를 심도 있게 수행할 계획이다.

해양레저관광은 중요한 미래 전략산업

해양관광 및 레저산업은 최근 급격한 기술 발전과 여가문화의 변화, 탈도시화 및 지역분산형 관광 수요 증가에 따라 글로벌 관광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양은 단순한 자원의 차원을 넘어, 미래형 관광 콘텐츠와 고부가가치 레저산업이 구현될 수 있는 플랫폼으로서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마리나, 크루즈, 헬스케어, 해양 치유, 해양레저 스포츠, 해양 문화 콘텐츠 등의 분야가 디지털 기술,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와 결합하면서 전통적인 해양산업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해양레저관광산업의 발전이 단순한 소비지형의 확장에 그치지 않고, 산업 간 융복합을 통해 해양 및 연안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속 가능한 해양 생태계 보존에도 기여할 수 있는 미래 전략산업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사업은 해양레저 스포츠, 요트·보트 기반 해양 모빌리티, 해양 기반 디지털 콘텐츠, 해양 치유 및 해양 웰니스 산업, 레저형 어촌뉴딜과 연계된 마이크로 관광에 이르기까지 차세대 해양관광의 유망 분야들을 포괄하고 있다. 이들 분야는 ICT, 문화예술, 생명공학 등 다양한 영역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해양산업의 혁신적 전환을 이끌 잠재력을 지녔다. 더 나아가 지역 일자리 확대, 특화 인재 양성, 글로벌 해양레저관광 시장 진출을 위한 기반 구축 등 국가 차원의 장기 전략과도 깊이 연계될 수 있다.

한양대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단기적으로는 산업 현장의 실질적 수요에 기반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해양관광 거점 지역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발전과 해양관광산업 생태계 기반 마련에 기여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는 ‘해양관광 강국 대한민국’이라는 미래 비전 구현을 뒷받침하며, 국제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해양 신산업 모델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나라 해양레저관광산업의 현주소는?

우리나라 해양산업의 현실을 냉정히 들여다보면, 아직 해결해야 할 구조적 한계와 과제가 적지 않다. 해양레저관광산업을 전략적 산업군으로 육성하려는 정책적 의지는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실제 산업 생태계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주요 해양레저 거점 간 인프라 격차, 표준화되지 않은 규제 체계, 전문 인력 부족, 부족한 지원, 민간 투자 미흡 등은 산업 전반의 체계적 성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해양레저 및 관광을 단순한 이벤트성 콘텐츠나 자연발생 수요 중심으로 접근하는 경향은 중장기적 산업 육성이라는 본질적 목표를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관련 사업이 지역 단위에서 단기 성과 중심으로 기획되고, 운영주체 간 협력 생태계가 취약해 지속가능성과 자생력이 낮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 해양레저관광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인프라 확충뿐 아니라 소프트웨어적 성장 전략과 융합형 인재 양성, 민간 주도 혁신 생태계 조성, 법제도 정비, 글로벌 경쟁력을 고려한 브랜드 전략 등 다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앙정부는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 해양레저관광산업의 국가적 비전 및 세부 목표 설정, 민간기업 육성, 해양레저 투자에 집중해야 하며, 지방정부는 지역 해양자원의 특성과 정체성을 반영한 전략 수립, 콘텐츠 개발, 지역 산업체 육성, 지역 맞춤형 생태계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

해외의 선진 사례는 이러한 방향성을 더욱 분명히 보여준다. 대표적인 예로, 호주의 골드코스트(Gold Coast)는 해양레저산업을 지역 발전의 핵심축으로 삼고 고급 해양레저, 해양스포츠, 의료관광, 해양교육 등을 연계한 복합 해양도시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인구가 약 70만 명에 불과한 골드코스트에 연간 천만 명에 가까운 방문객이 찾고 있으며 높은 경제적 효과에 힘입어 거주 인구도 매년 1.5~1.7%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해양레저관광산업이 지역에 미치는 높은 파급효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단순한 인프라 구축이 아닌 통합적 전략 기획, 민관협력 기반의 운영, 지역 정체성을 반영한 콘텐츠 개발이 해양레저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해양은 복합 산업의 중심, 중요성은 더 커질 것

우리가 지금 해양레저관광산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관광 트렌드의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전 지구적 해양 공간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면서, 해양은 물류, 안보, 생태, 문화, 교육, 관광을 아우르는 복합 산업의 무대로 빠르게 전환되고 국가 차원의 전략적 대응도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와 해빙의 가속화로 북극항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단지 물류경로의 단축이나 해상운송의 경제성 제고를 넘어, 해양레저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극지 해역은 과학 탐사, 생태 체험, 지식 기반 콘텐츠가 결합된 지식형 해양 여행의 주요 무대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간과해 온 고위도 해역과 극지방 인접 해양의 관광자원화 가능성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더불어 우리나라 인접 해역 또한 여전히 미개척 영역이 풍부하다. 해저 지형 탐험, 해양 생물 다양성 체험, 섬 간 마이크로 크루즈 여행 등은 단순 레저를 넘어 과학·환경·문화가 융합된 고부가가치 산업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제 해양 공간은 여가 소비의 장에 머물지 않고 삶의 질을 회복하고 미래 세대에게 지속 가능한 생태계의 가치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전환점에서 해양레저관광은 치유‧생태‧교육을 포괄하는 핵심 산업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결국 해양레저관광산업은 산업적 가능성, 문화적 확장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심리·정서적 가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융복합 산업이다. 이러한 산업에 대한 체계적 육성과 전략적 투자는 경제 논리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가치로서, 미지의 해양으로 향하는 인류의 탐험정신과 자연과 인류의 공존성을 구현하는 장이 될 것이다.

해양레저관광산업은?

산업적 가능성, 문화적 확장성, 환경적 지속가능성, 심리·정서적 가치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미래지향적 융복합 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