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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이동통신 기반 센싱 기술로
6G의 문을 열다

융합전자공학부 김선우 교수 & 무선시스템연구실

  • 글 박영임
  • 사진 이현구
융합전자공학부 김선우 교수가 이끄는 ‘무선시스템연구실’은 자율주행, 로봇, 드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는 통신-센싱 융합 기술을 연구한다.
‘5G 이동통신 기반 통신-센싱 기술’을 개발한 김선우 교수가 지난해 11월 현대차 · 기아와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김선우 교수가 개발한 통신-센싱 융합 기술을 활용하면 위치와 움직임 등의 측정이 가능하다. 현재의 5G를 넘어 6G가 상용화되면 자율주행, 로봇, 드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김선우 교수의 연구와 그가 이끄는 무선시스템연구실을 소개한다.

‘무선시스템연구실’(이하 연구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무선시스템연구실(WSL; Wireless Systems Laboratory)은 2005년에 설립돼 그동안 35명의 석박사 연구원을 배출했습니다. 현재는 21명(박사과정 7명, 석사과정 13명, 박사후 연구원 1명으로 구성)이 소속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6G 이동통신의 핵심 기술인 통신-센싱(ISAC; Integrated Sensing and Communication) 기술 연구입니다. 더불어 시뮬레이션을 통한 무선통신-센싱 기술 관련 이론적 연구, 미국 NI사의 PXI 장비와 다양한 WSN(Wireless Sensor Network)을 이용해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기술 구현 및 검증 등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연구는 국제 저명 학술지 및 국제 학술대회에 게재, 발표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연구를 지향합니다.

최근 ‘5G 이동통신 기반 통신-센싱 기술’을 개발하고 현대차 · 기아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셨습니다. 6G가 상용화될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미래 기술이라고 들었습니다.

흔히 이동통신이라고 하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만 생각하기 쉬운데, 세계 이동통신 표준화 기구인 3GPP는 4G 때부터 무선 측위와 센싱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6G의 주요 화두는 통신-센싱 간 융합인 ISAC인데, 결국 무선신호를 통해 통신, 측위, 센싱을 모두 잡겠다는 것입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5G 신호를 활용해 단말의 위치를 찾고 주변 환경을 센싱하는 기술입니다. 전파로 측위와 센싱을 한다는 의미에서 Radio-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본 기술은 구조물로부터 튕긴 다중 경로 신호의 각도와 ToF(Time-of-Flight)를 추정하고, 이를 분류해 구조물을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최초로 착안한 개념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동통신 신호를 활용한 정밀 측위 및 센싱 기술 연구는 5G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5G부터는 주파수 대역이 높고 대역폭도 커서 측위, 센싱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동통신신호를 활용한 측위, 센싱은 전국에 설치된 기지국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6G 신호를 이용해 실제 자율주행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측위, 센싱 성능을 내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6G 미래 기술을 이끌어가는 무선시스템연구실 구성원들.

‘5G 이동통신 기반 통신-센싱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어떤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요?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은 2030년 기준으로 연평균 9.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 규모가 방대한 만큼 다양한 영역에 활용될 것입니다. 특히, 5G 통신의 넓은 주파수 대역을 활용해 1㎳ 이하의 지연율을 달성한 초저지연 통신 기술은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등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실제 공간에서 초실감 미디어와 콘텐츠를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지우는 메타버스, 디지털 트윈, AR 같은 분야가 발전할 것입니다. 이러한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초공간 통신 기술은 디지털 공간을 통한 사회 문제 예측 및 해결, 정교한 실감 콘텐츠(AR을 통한 실시간 원격 수술, 홀로그램 VR 콘서트, 애플사의 비전 프로 등)에 적용돼 사회, 경제, 환경적 효과를 높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통신-센싱 기술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 해당 분야에서 연구실이 어떤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하십니까?

차세대 통신에서는 무선전송을 최적화하기 위해 각 단말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테라헤르츠(㎔) 주파수 대역 및 넓은 배열 안테나를 사용함으로써 더욱 정확한 감지 능력과 물리적 환경에 대한 공간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레이더(Radar)와 같은 센싱 기술을 접목해 주변 환경 정보(위치, 움직임 등)를 감지하고, 이를 통신에 활용하는 통신-센싱 기술 연구가 필수적입니다.
무선시스템연구실은 2017년부터 5G/무인이동체 융합기술 연구센터(5G/UVRC)를 운영하며 슬램(SLAM)과 같은 통신-센싱 핵심 원천기술을 연구했고, 이로부터 도출된 연구 성과를 통신 분야 최고 수준의 저널에 게재해 우수성을 입증받았습니다. 또한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미국 MIT, 스웨덴 샬머스 공과대학, 이탈리아 페라라 대학 등)과의 연구 협력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NI사의 PXI 장비를 이용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이론적 분석뿐 아니라 실제 적용 가능성 또한 검증하고 있습니다.

통신-센싱 기술 연구와 관련해 현재 어떤 국가들이 앞서 나가고 있나요? 관련 기술 발전을 위해 우리 정부 및 국내 기관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도 말씀해 주세요.

차세대 통신-센싱 기술 연구는 난도가 매우 높아 현재 세계 유수의 대학과 기업에서 공동연구 그룹을 꾸려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 국방성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주도하에 퀄컴, GATEH, UIUC 등의 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6G 선행연구 그룹을 구성하고 6G를 비롯한 통신-센싱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에서도 오울루 대학, 알토 대학, VTT 기술연구소, 벨 연구소가 헥사(Hexa)-X를 설립해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부와 화웨이를 중심으로 통신-센싱 연구를 진행 중인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통신-센싱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통신-센싱 기술은 크게 위성 항법 기술을 고도화하는 통신사업자 SKT, KT, LG U+와 3GPP 표준화 과정에 참여하는 삼성전자, LG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선진국처럼 대학과 기업이 대규모 연구 그룹을 조성해 연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세계 통신-센싱 연구를 선도하고 기술 선점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이러한 통신-센싱 연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 연구실도 이를 위해 미국 MIT와 협업해 통신-센싱 연구를 가속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밖에 연구실의 성과 및 자랑거리를 말씀해 주세요.

우리 연구실은 차세대 통신 분야를 선도하기 위한 최적의 연구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 MIT, 스웨덴 샬머스 공과대학, 이탈리아 페라라 대학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통신-센싱 분야의 다양한 협력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로 얻은 연구 성과를 세계적 수준의 저널인 IEEE JSTSP, TWC 등에 게재해 그 우수성을 입증받았습니다.
또한 대만의 TMYTEK, 미국의 NI, 한국의 누비콤 등 다양한 산업 기관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차세대 5G/6G 통신, 센싱 시스템 구현 및 검증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했습니다. 우리 연구실의 테스트베드는 기저대역 신호처리 장치, 주파수 변환기, 밀리미터파 배열 안테나 등 실제 5G 밀리미터파 통신 구현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있어 통신-센싱 기술의 성능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론적 검증에서 마무리되는 타 연구에 비해 수준 높은 산학협력 연구 성과를 달성했으며, 이를 국제학회(ACM MobiSys) 및 국내 월드IT쇼에 전시해 우수성을 확인했습니다. 아울러 앞서 언급한 산업체들과의 적극적인 산학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향후 연구실 운영 계획 및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연구실을 거쳐 간 연구원들이 차세대 통신을 이끌 글로벌 연구자로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졸업한 연구원들이 관련 분야에서 활약하는 모습은 큰 기쁨입니다. 훌륭하게 성장한 연구실 제자 중 한 명이 최근 국립대 교수로 임용돼 우수한 연구, 교육 역량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졸업생들도 국가연구소, 통신사, 대기업 연구원 등으로 취업해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죠. 앞으로도 국가의 통신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인재 양성에 힘쓰겠습니다.
이를 위해 독립적인 연구자로서 연구 역량을 고양하는 한편, 실제 산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문제해결형 인재 육성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연구 협력을 통해 채널 추정, 측위, 센싱 기술뿐 아니라 차세대 통신의 새로운 인프라(RIS, LEO 등) 구현을 위한 기술과 AI 기반 통신 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또한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개발 기술에 대한 실험적인 검증을 수행하고, 차세대 통신 기술 도입에 필수적인 표준특허를 개발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입니다.

‘무선시스템연구실’ 김선우 교수는?
  • 한양대학교 전자, 전자통신, 전파공학과군 학사
  •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Barbara) ECE MS/Ph.D.
  • 2005~현재, 한양대학교 융합전자공학과 교수
  • 2017~2022, 5G/무인이동체센터(ITRC) 센터장
  • 2021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표창
  • 2023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선정
  • 2023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
  • 무선통신/측위 관련 특허 247건 개발(17건 3GPP 이동통신 표준 매핑), 5G 및 Beyond 5G 차세대 이동통신 표준 확립 기여
  • 중견 및 대기업과 68건 이상의 산학협력 과제 수행
  • 5G/B5G 무선통신 표준 및 측위 관련 산업체 기술이전(총규모 20억 원대)
  • 국내외 논문 390편 작성(최근 5년간 SCI급 40편, 국제학회 발표 34건)
무선시스템연구실은 무선통신 기술과 센싱 기술, 통신과 센싱을 융합한 ISAC 기술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무선시스템연구실 전경.
무선통신 기술
선도하는
세계적 경쟁력
박현우융합전자공학과 석박통합과정 9기

“차세대 통신과 위성통신을 포함한 무선통신 기술, 무선신호를 이용하는 Radio SLAM 등의 센싱 기술, 통신과 센싱을 융합하는 ISAC 기술 등 주요 분야를 폭넓게 다뤄 연구의 자율성이 높으면서도 좋은 주제의 논문과 특허를 창출할 기회가 많습니다. 특히 MIT와 같은 해외 저명 대학과 공동연구를 진행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점이 우리 연구실의 특장점입니다. 앞으로 공상과학 같은 미래 통신 기술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만드는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우선 현재 연구 중인 ISAC 기술을 시작으로 무선통신을 통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하고 국제 통신 표준화를 선도하겠습니다.”

협력 문화와
아낌없는 투자가
연구실의 장점
이나경융합전자공학과 석박통합과정 3기

“현재 통신과 센싱 시스템을 융합한 ISAC 시스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연구실에 참여하게 된 것은 5G/6G 이동통신,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 미래에 근간이 되는 중요한 통신 기술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문화와 실험 장비나 해외 학회 참여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는 점도 우리 연구실의 장점입니다. 레드오션인 기존 전파 기반의 통신, 센싱 기술을 넘어 전파와 양자를 융합한 통신, 센싱 기술을 연구하고 싶습니다. 해외 유수 대학과 산학연 협력을 통해 차세대 통신을 선도하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여성 연구자가 되길 희망합니다.”

통신 분야
특허전문회사
창업이 꿈
전종현융합전자공학과 석사과정 4기

“제가 생각하는 연구실의 장점은 통신 표준특허 개발에 강점이 있다는 점입니다. 학부 시절에 변리사에 관심이 있었는데, 연구실에서 표준특허와 관련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알고 진학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표준특허를 창출하는 과제와 기존 표준특허가 실제 통신 표준에 부합하는지 분석하는 과제를 수행하며 통신 표준과 특허에 대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LG C&M 표준연구소의 산학장학생 신분으로 취업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그동안 연구실에서 쌓은 역량과 앞으로 회사에서 쌓을 역량을 더해 최종적으로 통신 분야에서 특허풀을 관리하는 특허전문회사를 창업하는 것이 꿈입니다.”